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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종민 김재화 너리굴 편집자 이원섭 김영환 채치성 서현숙 황창원
너리굴 문화마을의 의미
류종민

우리의 삶은 먼 길에 비유된다. 언제 그 끝을 만나게 될 지도 모르는 아득한 존재인 것이다. 어느 누구라도 그 길을 다시 되돌아올 수는 없다. 그저 때론 확신도 하고, 예감도 하면서 그 길 위를 나그네처럼 걸어가고 있다.

요즘 우리는 서글프다. 모두가 가는 그 길이 참으로 황량해진 채 우리 앞에 놓여지고 있어서이다. 온통 봄날을 채우는 황사바람처럼 희뿌옇다.
그것은 어쩌면 길 위에 선 사람들의 마음에서 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무수한 욕망으로부터 드리워진 그늘에 휩싸여 암울함을 흩뿌리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그만큼 우리가 걸어가야 할 길에 차츰 티끌 같은 먼지가 쌓여간다는 증거이리라.

그러한 길 위에 선 우리에게는 진솔한 마음을 잃지 않게 할 향기가 필요하다.
마음 가득한 향기로 길에 널린 암울함을 지우고, 그 길이 놓인 세상을 정화해 내야 하는 데 향기를 모으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우선 향기 나는 사람이길 꿈꾸는 이들과 또 그들이 모이는 터가 중요하다. 그런데 아주 다행스럽게도 향기로운 세계로 가고자 하는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향기의 씨앗이라도 뿌릴 수 있는 터가 여기 생겼다. 그리 대단한 것을 욕심내지 않으면서 조촐하게 그 일은 시작되었다. 바로 너리굴잔치가 그것이다.

지난 해 화창한 봄날에 이미 터 닦기를 끝냈다. 하늘 땅님께 절하는 우리 굿에다, 장승과 솟대도 깎아 세우고, 춤과 소리로 한판 어울려졌었다. 더구나 이제‘너리굴문화마을’이라는 새 문패를 달고 지난 봄 다져놓은 터에 우리에게 꼭 필요한 향기의 씨앗을 뿌리려고 한다,

어찌 금방 ‘너리굴문화마을’에 어울리는 향기를 만들고 우리가 그것을 흠뻑 나눌 수 있으랴. 물론 그렇다고 이 봄에 꾸린 너리굴 잔치의 봇짐이 푸석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실팍한 씨앗들이 가득 담겨 있음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이젠 우리 너리굴에서 만나 그 씨앗들 뿌리고 가꾸어 향기를 나누기 위해 손이라도 따뜻하게 잡아볼 일이다. 그리하여 그 향기가 우리 서 있는 이 길이 열린 곳, 어디에라도 흘러들어 참 좋은 향기 무르익는 세상 이루었으면 한다. 끝으로‘너리굴문화마을’의 지킴이 임계두의 문화예술을 향한 지극함이 쉼 없길 욕심내고 싶다. 왜냐면 그것은 곧 우리가 가는 길 위에서 솔솔 풍겨날 진솔한 향기의 씨앗뿌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