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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종민 김재화 너리굴 편집자 이원섭 김영환 채치성 서현숙 황청원
너리굴 문화마을의 의미
류종민

혁명가 체 게바라, 그만한 자유인이 또 있을까? 일생을 뭐든지 하는 자유와 뭐든지 하지 않는 자유를 누리고 살았으니까. 그의 짧은 삶이 추앙을 받는 것은, 자기 생을 임의로 재단하면서도 타인에 대한 배려를 충분히 했던 때문이리라. 잘 못 알기 쉬운 것이 ‘자유’라지.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는 것은 성숙한 자유가 아니란다. 해야 할 일, 곧 나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일을 하는 것이 참된 자유!

인간의 능력은 하늘이 정하는 한계가 있어 그토록 모든 이의 자유를 갈구했던 체 게바라는 꿈을 이루지 못하고 죽었다. 이 세상을 낙원으로 만들려다가 그 뜻이 죽음으로 좌절되고 만 것.

세상의 하고 많은 사람의 이름을 어떻게 다 기억하겠는가. 필리핀의 한 외딴 섬에 20여 년 전에 건너와 사는 한 이름 없는 프랑스 젊은 사내. 귀족의 풍모 아닌 현대영화의 주인공 배우같이 생긴 그지만, 아무도 이기지 못하는 바보같은 심성과 일찍 일어나지 못하고 출근도 못하는 게으른 천성을 지닌 그 청년에게 바쁘고 경쟁을 해야 하는 세상은 맞지 않는다. 그래서 택한 삶이 그 필리핀 섬으로 완전 이주를 해버린 것. 프랑스 청년은 성폭행을 당해 피폐한 인생을 살고 있던 한 필리핀 원주민 여자를 마닐라의 어느 싸구려 술집서 구한다. 둘은 만나자 마자 의기투합해 그 작고 보잘것 없는 섬으로 들어가 함께 가정을 이루고 산다. 사람들은 지금 그 프랑스 청년이 살며 아름답게 변한 그 섬을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 섬’이라 부르고 있다. 그 곳이 진정코 파라다이스일까? 세상 사람들의 질문에 청년은 답한다. “나는 이 곳이 당신들이 사는 곳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당신들의 눈에 파라다이스로 보인다면 맞겠죠 뭐! 뭐든 느낌으로 있는 거니까요.”

나는 그가 자기의 현재 서식지를 파라다이스라 말하지 않아도 단정 짓는다. ‘당신이 있는 곳이 낙원이오. 주인이 행복하지 않다면 거짓말이지!’ 그를 인생의 혁명가나 자유인, 총체적 예술인으로 보는 근거는 많다. 이미 맘대로 살아버린 생활을 뒤늦게 뜯어고치는 리모델링 작업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고 본다. 더 이상 시행착오를 겪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애초에 정한 생을 위험감수 하면서 그대로 밟아나가고 있다. 결코 작지 않은 꿈을 거의 다 이룬 것은 아닐까. 잘못된 것을 허겁지겁 덧칠하고 불안해하며 달려드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신은 한 사람만 총애하여 그에게 모든 능력을 주지 않는다. 그래서 백인 백가지 생활기술과 예술재능이 있는 것이지, 1인 백가지 조건을 지니지는 못하는 법. 그러나 어쩌랴! 사람들은 학자랑, 예술가, 정치가, 사상가, 종교 개척자를 닮고 싶어 한다. 그점에서 그는 얼마나 뛰어난가! 쉽게 실행으로 옮기지 못하는 본능을 완전히 만끽하고 있다. 주위에 늘 조력자들이 있다. 보라! 그 곁에 화가, 무용가, 시인, 조각가, 음악가, 공예가, 무속인, 연극인, 배우...... 심지어는 무지랭이 코미디 문사까지 있지 않은가. 그들은 그의 연출에 꼼짝없이 따르며 그의 왕국을 함께 꾸미고 있다. 그는 인간의 고향인 대자연을 함부로 손상하지 않은 몇 안되는 사람이다. 신 몰래 자연을 조금만 변형시켜도 적어도 당사자에게는 아주 편리한 구조가 되지만 그는 그 편의를 단호히 거부한 1급 환경지킴이이기도 하다.

난민들에게 물질을 나눠주고, 불의의 악당들을 무찌를 완력을 보태주고, 가슴 아픈 이들의 영혼을 위로해주는 기도만 위대하단 말인가? 그가 성실히 살아 이룩한 그만의 ‘소박하나 아주 소중한 것’을 불특정 타인들에게 아낌없이 주는 행위야말로 성숙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일 것. 그가 딛고 있는 곳이 지상의 몇 안 되는 파라다이스이나니, 세상의 사람들이여! 사랑이, 웃음이, 아! 무엇보다도 행복이 목마르거든 와서 그 곳에 가서 그를 볼 일이다.‘ 엄마목장’ 그리고 ‘임계두’.